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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에서 한강까지…도심 ‘녹지 순례’ 새 명소로

▶삼청공원 쪽에서 북악산 남측 등산로를 오르는 코스에 삼청안내소가 새로 문을 열었다.
삼청공원 쪽에서 북악산 남측 등산로를 오르는 코스에 삼청안내소가 새로 문을 열었다.

4월 19일 화요일 낮 서울 종로구 삼청동 삼청테니스장, 그 옆으로 새로 뚫린 탐방로 나무데크길을 따라 올라가니 북악산 삼청안내소가 나온다. 이번에 새로 만든 안내소다. 안내소를 통과한 뒤 북악산 서남쪽 산행 길로 길을 잡아 중턱에 있는 약수터 ‘만세동방’을 지나 좀 더 오르니 이제 청운대전망대가 저만치 보인다. 그때 봄 산 산솔 바람이 살랑 불어오자 푹신한 황톳빛 흙길 위로 연분홍 산벚꽃들이 여기저기 날리며 떨어졌다.

2022년 4월 6일부터 국민에게 개방된 북악산 남측 산행 길이다. 한창 새잎이 돋아나는 오리나무 사이로 저 아래 오른쪽 기슭에 국민에게 곧 전면 개방될 청와대가 살짝 보였다. 평일인데도 수많은 등산객이 1968년 이후 54년 만에 개방된 산길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청운대 쉼터에서 반대편 동쪽 법흥사 터로 방향을 잡아 곧바로 돌아내려올 수도 있고 더 위쪽으로 이미 개방된 정상 주 능선까지 올라가면 동쪽 곡장, 숙정문, 말바위안내소를 거쳐 성북동 와룡공원으로 가거나 그 반대편 서쪽으로 길을 잡아 백악마루 정상을 거쳐 창의문안내소로 내려갈 수도 있다. 내려오는 길에 옛 법흥사 터 앞에 이르면 오래된 귀룽나무의 무성한 연초록 잎 그늘에 앉아 잠시 쉬는 등산객들을 만나게 된다.

서울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올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3월 2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는 임기 시작인 5월 10일 개방해 국민께 돌려드리겠다. 본관, 영빈관을 비롯해 최고의 정원이라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를 모두 국민들의 품으로 돌려드릴 것”이라고 완전 개방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경복궁 지하철역에서 경복궁을 거쳐 청와대와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등반로 역시 개방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 청와대와 그 뒤편 북악산이 서울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1968년 발생한 북한 무장간첩 청와대 기습사건인 이른바 ‘김신조 사건’ 이후 종로구 효자삼거리에서 팔판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청와대 앞길’도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됐다. 이후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부터 청와대 앞길이 24시간 개방됐고 이제 윤석열정부에서 청와대 경내 전체가 국민에게 완전 개방된다.

70년 넘게 유지된 권력 정점으로서 청와대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셈이다. 대통령의 권위를 상징하는 건물이었던 청와대를 이제는 국민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시민 공원으로 바꿔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것이 윤 당선인의 구상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대통령 집무실로 쓰이면서 그 앞 광화문에 조선왕조의 6조처럼 정부서울청사와 외교부, 서울경찰청 등 주요 시설이 자리해 각 기능을 유지하면서 서울의 역사를 만들었다. 국회의사당이 여의도에 있는데도 종로가 계속 ‘정치 1번지’로 불린 것도 이런 사정과 관련이 깊다.

다양한 문화 행사 공간으로 조성 검토

그러나 이제 대통령 집무실이 한양도성 밖인 용산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서울의 역사는 새로 쓰일 전망이다. 전시 등 비상 상황을 제외하고 조선왕조를 포함해 대한민국 건국 이후에도 통치권자가 이른바 ‘한양도성 사대문’ 밖으로 집무실을 옮기는 것은 처음이다. 경복궁과 청와대가 중심이었던 사대문 안 종로·광화문 지역의 정치적 상징성은 예전보다 약해지고 그 대신 청와대를 중심으로 국민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청와대 개방은 윤 당선인이 말했듯 “경복궁을 거쳐 청와대를 거쳐 북악산으로 등반로가 개방”되면서 막힘없는 등산로를 열게 된다. 청와대와 경복궁을 품고 있는 북악산은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명산이다. 북악산 면적은 110만㎡가량으로 여의도공원의 4.7배에 해당하며 주 능선 탐방로의 총 길이는 5.2㎞에 이른다. 강북의 한복판에 자리 잡아 어느 곳을 바라봐도 서울 시내가 훤히 보인다.

하지만 1968년 ‘김신조 침투로’로 이용되면서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뒤 2006년 북악산 구간 1.1km가 개방됐고 2007년 4.3km가 더 열렸다. 2019년 제한된 일부 구간에서 상시 개방으로 바뀌었다. 이어 2020년 11월 ‘북악산 북측면’ 출입 통제를 해제한 바 있다. 2022년 4월 6일부터 마지막으로 개방된 남측면 등산로는 완만한 길이 이어지다가 가파른 경사가 나타나는 구간이 이어지며 여기저기 비경이 숨겨져 있는 산행 길이다.

인수위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용산시대’를 열면서 기존 청와대를 완전 개방하며 새롭게 단장해 다양한 문화 행사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팝과 우리 전통음악의 합동공연 같은 문화 행사가 열릴 수 있도록 조성하는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

▶북악산 완전 개방 탐방 안내도. 청와대 뒤편 기슭에 삼청안내소가 새로 문을 열었다.
북악산 완전 개방 탐방 안내도. 청와대 뒤편 기슭에 삼청안내소가 새로 문을 열었다.

완전 개방 땐 연간 1490억 원 생산유발효과

청와대 안팎의 주요 시설물을 온전하게 보존하면서 청와대 야외 공간을 공연·전시·체육 공간으로 조성하고 국민이 즐겨 찾는 산책로가 될 수 있도록 둘레길·경내길 코스도 개발하기로 했다. 특히 청와대에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역사 유적이 많다는 점을 담아 풍성한 스토리를 담아내고 한글을 주제로 한 역사문화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청와대를 완전 개방하면 인근 상권이 활기를 띠면서 연간 149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청와대 개방으로 북악산과 광화문, 용산이 도심 녹지로 이어지는 서울의 남북 녹지축이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개방과 함께 북악산도 완전 개방되면서 한강까지 연결되는 30km 안팎의 도보 코스 축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북악산 정상에서 시작해 한강까지 인왕산·남산을 거치거나 용산공원 쪽으로 가거나 또는 청와대·광화문·서울역을 거쳐 닿을 수 있다.

인수위는 자료를 통해 “청와대 부지뿐만 아니라 북악산 등산로, 서울 성곽 산책로, 광화문 광장 일대 전체가 국민에게 온전히 환원된다. 정릉부터 경복궁 인근 등 강북 지역 군사구역 해제로 주민 편의가 증진되고 더 살기 좋은 강북으로 부가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인수위 청와대이전태스크포스(TF)는 5월 10일 청와대 국민 개방을 앞두고 관련 누리집(www.opencheongwadae.kr)을 개설했다. 이름은 ‘청와대, 국민 품으로’다. TF는 5월 10일 취임식과 동시에 청와대를 개방하면 구름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원활한 입장과 관람,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내부적으로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있다.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공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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